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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이야기 (마취통증의학과 조병진)
관리자 11-01-29 10:56

 마취이야기

마취과 전문의 조병진

마취란 무엇인가?


전신마취의 기전은 현대의학으로 아직까지는 정확하게 규명되어 있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마취라 함은 의식이 없고, 아픔을 느끼지 못하고, 움직이지 못하고, 반사작용이 차단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마취과 의사는 위의 작용을 나타내는 여러 가지 약물을 적절하게 사용하여 수술에 필요한 최적의 몸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처치를 하고 지속적으로 환자상태를 감시하는 행위를 하게 됩니다


마취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마취의 역사는 중세기 전까지는 뚜렷한 기록이 없기 때문에 구약성서, 이집트 및 그리스 신화, 구전으로 내려오는 말을 기술한 책에서 유래를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구약성서의 창세기를 보면 '태초에 하나님이 아담이란 남자를 만드시고 그의 배필로 여자를 만들기 위하여 아담을 깊이 잠들게 하시고 늑골 하나를 취하여 살로 대신 채우셨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를 의학적 견지에서 보면 늑골(갈비뼈)을 떼어내는 외과 수술을 하기 전에 잠들게 하는 전신마취를 하였다고 생각되고 인류 최초의 의료행위는 하나님이 시술한 마취였다고 보여집니다. 그러나 성서에 나온 이야기이기 때문에 과학적인 증거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1세기경 그리스의 철학자 Discorides가 mandagora 란 식물이 진통효과를 지니고 있다고 기술한 문헌에 마취(anesthesia)란 용어가 처음 등장하였습니다. anesthesia란 용어는 'an' 은 라틴어로 '없다'?란 뜻이고 esthesia는 감각이란 뜻으로 이 두 단어가 합쳐져 풀이하면 감각이 없는 상태 또는 무감각이란 뜻이 됩니다. 그러나 외과적 마취가 언제 시행되었는지에 대한 역사적 배경의 시초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1846년 Morton이 흡입마취제인 ether를 이용한 수술이 성공한 이후 그다지 괄목한 성장을 하지 못하였으나 세계 2차대전 이후 급속한 발전이 이루어져 현재에 이르러서는 장기이식, 심장수술 등이 가능하게 되었고 마취장비의 발전으로 마취중 합병증도 현저히 낮아졌습니다.


마취의 종류


마취는 크게 전신마취와 부위마취로 구별됩니다. 전신마취는 다시 약제가 어떤 곳을 통하여 우리 몸 속으로 들어가느냐에 따라서 흡입마취와 정맥마취로 나누어지는데, 흡입마취란 가스 상태인 마취제와 산소를 혼합하여 기도를 통하여 폐로 들어가 혈액으로 흡수되는 경우를 말하며, 정맥마취란 약제를 직접 혈관에 주입하여 의식을 소실시키는 경우를 말합니다.


기도나 정맥을 통하여 투여된 마취제가 흡수되어 뇌에서 일정한 농도에 도달하면 의식을 잃게 되면서 마취가 시작됩니다. 전신마취는 기도유지 즉 호흡이 원활하게 되도록 기관 내에 튜브를 삽입하고 인공호흡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


부위마취란 전신마취와는 개념이 완전히 다른 방법으로써 신체의 어떤 부위만 마취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면 양쪽 다리, 항문 주위 부분 또는 팔 등 만을 마취합니다.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대표적으로는 척수마취, 경막외마취, 액와신경마취가 있습니다.


척수마취와 경막외마취는 하복부, 치질, 다리 수술 등에 시행되며 등의 척추뼈 부분으로 주사 바늘을 넣어 지주막하강 또는 경막외강이란 곳에 국소마취제를 주입하여 척수에서 나오는 신경을 마취하여 그 신경이 지배하는 부위에 통증이 없게 하는 방법입니다. 액와신경마취란 팔, 손의 수술시 이용되며 목이나 겨드랑이에 주사바늘을 넣어 액와신경을 마취하는 방법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부위마취를 시행한 경우는 환자는 의식은 평상시와 같이 깨어 있으며 필요하면 수면제를 혈관에 주사하여 잠들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간단히 국소마취만 하고 수술한다는 것은 수술할 부위의 피부 밑에 국소마취제를 직접 주사하여 그 부위의 신경을 일시적으로 차단하여 수술시 통증이 없게 하는 방법으로 외과의사, 치과의사에 의해 시행됩니다.


위에 열거한 여러 가지 마취방법 중에서 어떤 마취를 시행할 것인가는 환자의 상태, 수술의 종류, 환자가 원하는 방법 등을 고려하여 환자에게 제일 안전하고 편한 방법으로 마취를 시행하게 됩니다.


마취는 어떻게 하는 것인가요?


보통 수술 전날 자정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금식을 하게 됩니다.


수술 당일 수술실에 도착하면 입구에서 간호사가 몇 가지 사항을 확인하고 수술실로 들어가게 됩니다. 보호자는 수술실 입구까지만 동반이 허용됩니다 수술실에 오셔서 수술대 위에 누우면 환자의 신체 상태를 평가하기 위하여 심전도, 혈압, 동맥혈액의 산소포화도를 측정하는 기계를 신체에 연결합니다


전신마취의 경우

각종 감시기계가 연결되고 마취기의 점검이 끝나면 마취과의사가 정맥주사가 되어 있는 곳에 수면제를 투여합니다. 환자는 1분 이내에 의식을 잃게 되며 마취가 시작됩니다. 그 후 마취과의사는 근육이완제를 투여하고 후두경이란 것을 이용하여 숨쉬는 기도에 튜브를 넣고, 튜브를 마취기에 연결하여 산소와 마취가스를 환자에게 흡입시킵니다.


곧이어 외과의사가 수술준비를 시작하고 마취과의사가 환자의 마취정도가 적절하다고 생각되고 별 이상이 없으면 수술이 시작됩니다.


수술중 마취과의사는 환자의 상태를 각종 감시기계로 계속 체크하고 필요에 따라서 약제를 추가로 주사하기도 합니다. 수술이 끝나면서 마취제 투여도 중지되고 잠시 후 환자 몸 속에 남아있던 마취제가 분해되고 몸밖으로 배출되면서 환자의 의식이 돌아오게 됩니다. 이후에도 계속하여 환자를 관찰하여 마취에서 회복이 되었고 안전하다고 판단되면 환자는 병실로 돌아갑니다. 보통 환자는 마취 시작할 때 수면제 주사 후부터 병실로 돌아가기 직전까지는 아무런 기억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척추 및 경막외마취


척추마취나 경막외마취가 예정된 환자는 수술대에서 옆으로 눕거나 앉은 자세에서 등에 주사를 맞게 됩니다. 처음에는 작은 주사바늘로 국소마취를 하고 척추마취에 사용되는 가느다란 주사바늘로 찌르기 때문에 심하게 아프진 않으나 약간 뻐근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국소 마취제를 주입한 후 마취가 되기 시작하면 하반신이 화끈거리고 찌릿찌릿한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마취과 의사는 마취가 잘되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바늘로 하복부나 다리를 자극하여 봅니다. 마취가 잘되었다고 확인되면 곧 수술준비를 시작합니다. 환자의 의식이 있기 때문에 곁에 있는 마취과 의사에게 불편한 점을 호소할 수 있고 대화도 나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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